터벅터벅 나의 일상/회고 & 후기

ZeroPage 회장 회고

vㅔ로 2022. 1. 19.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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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디어 ZeroPage의 31대 회장으로서의 임기가 종료되었다. 

1년이 가기는 하는 걸까, 라고 생각했던 예전이 무색하게도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오늘이 되었다. 

그래서 2021 회고에도 잠깐 언급하긴 했었지만, 올해 나에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었던 활동이었기에 따로 회고를 써보려 한다. 개발 블로그일까 회고 블로그일까

 

우리의 ZeroPage

 

시작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2월 초에 일어났다. 

나는 당시 본가에 있었는데, 이전부터 ZeroPage에서 회원으로 활동을 하고 싶었지만 zeropage.org의 서버가 불안정해서 회원가입과 글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무려(?) ZP 회장님께 연락을 받았었는데 여차저차해서 회장 제의를 받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정말 고민이 많았다. ZeroPage는 오래된 동아리고, 내가 회장을 맡아도 되는건가?라는 생각이 제일 컸다. (그 정도를 맡기에는 나에게는 능력도 딱히 없었고 ZeroPage에 들어가지도 못한 상태라 아는 사람도 얼마 없었음) 그래도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 싶어서 동아리 회장도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회장 제의를 수락하게 되었다.

 

하지만 녹록치 않았던 것이, 회장을 맡자니 ZeroPage에서 했던 활동은 새싹교실 밖에 없었고 아는 선배, 아는 후배, 아는 동기도 거의 없었다. 내가 활동을 경험해 본적이 없으니 이대로 하는 게 맞나,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의 연속이었다. 모르는 선배들과 동기, 후배들이 내가 행사 한 번, 실수 한 번 할 때마다 뭐라고 할 것만 같았다. (폰ZP인 ㄷㄷ) 물론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ㅋㅋ

 

지금 돌아보면 힘들었을 일이지만 당시 나는 어떻게든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 

그래서 그때는 좀 스트레스가 심했다. 나는 뭐든지 일을 하면 내가 원하는 기준에는 도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게 있다.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데 해야 할 일은 산더미고, 어떻게든 잘해야 하는 상황에서 심적으로 극한에 몰리다보니 당시에는 스트레스성 헛구역질도 하고, 밥을 못 먹기도 했다. 어찌저찌 끝나고 나면 잠깐 한숨 돌리고, 또 다음 행사 기획하고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이 부분까지는 학기 초반이었다. 기억하기로는 여름쯤에 할 일이 매우 많았다. (데블스 캠프, 공모전, 기말고사 등등)

연락도 돌려야 하고 공지도 하고 사람도 모으고 기획도 해야 하는 1인 4역을 맡았다. 부회장님과 내가 데굴데굴 굴러서 어찌저찌 데블스 캠프도 끝내고 했다. 

 

그 행사가 끝나고부터 조금 마음 가짐을 다르게 했다.

생각보다 ZeroPage 선배들, 동기들, 후배들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면 안 되지만 못해도/실수해도 괜찮다!라는 생각을 했다. 왜냐면 정말 그래도 괜찮다는 걸 선배님들이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편해졌다. 회장 시작할 때부터 마음에 갖고 있던 죄책감이 덜어지는 느낌이었다. 

 

비대면으로 진행하니 친목도 잘 안 되고, 행사 참여도도 낮았었다. 그래서 내가 회장이라 이런가, 내가 동아리를 망치고 있는 건 아닌가하고 자책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그저 불가항력이었을 뿐. 

 

그 뒤로는 좀 더 편하게 했다. 바쁠 때는 당연히 바빴지만 불안감을 덜고 회장으로서의 임기를 수행할 수 있었다. 

엔젤스 캠프, 기년회, 지금그때 등 데블스 캠프만큼 묵직한 행사들이 많았지만 잘 헤쳐나온 것 같다. 

제일 기뻤던 때는 지금그때를 진행하면서 선배님들이 지금그때를 진행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였다.

지금그때 준비는 나 혼자만 준비한 것이 아니라 지금그때 TF분들과 회장단 분들과 함께 했어서 더 보람찼던 기억이 난다. (글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진짜 감사했습니다)

 

지금그때에서 썼던 PPT. Canva에서 만들었다.

 

그래도 올해 제일 잘한 일은 ZeroPage 회장을 맡은 일이었다. 

나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 게 불편했었지만 이런 걸 다 해야 하는 회장을 한 번 경험해보니 막연하게 무섭다고 느꼈던 일들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2020년의 나와 2021년의 나는 정말 많이 다르다. ZeroPage에서 있었던 순간들이 나를 바꿔 놓았다고 생각한다. 

 

뭐... 항상 행복하고, 하하호호하는 그런 과정은 아니었다. 짜증나는 일도, 울고 싶었던 일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과정들은 모두 아름다웠다 :) 

절대 후회하진 않는다. 오히려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게 되어서 감사하다.

 

이제 10분 뒤면 정말로 임기가 끝난다.

ZeroPage의 자유 정회원으로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 ㅋㅋㅋ

다음 회장님 파이팅

 

 

++ 여담

ZeroPage 회장 활동하면서 만들었던 폴더에 파일이 많은 걸 보니 조금 뿌듯하다.

처음엔 정모나 새싹교실 발표할 때마다 항상 대본을 만들어서 했는데, 어느 정도 지난 뒤로는 그냥 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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