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일지

내가 정부 주최 해커톤에서 장렬히 전사한 이유

vㅔ로 2021. 10. 5.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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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왜 쓰는가?

아마도 환경끝장개발대회가 마지막 무지성 해커톤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이번에 느낀 점을 적고 싶다.

물론 이번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지났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기억이 남아 있을 때 적으려 한다.

이미 ZP에서 OMS 주제로 하기는 했지만, ppt 파일 하나만 달랑 남기보단 글이 있는게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무엇을 했는가?

글쎄, 나는 무엇을 했을까?

 

나는 코딩을 했다. 개발이 아니었던 듯하다. 

어떻게든 기능을 구현하는 데에만 애를 썼다. 그것마저도 조금은 미흡했지만. 그래도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해했다. 예전에는 RecyclerView를 대체 어떻게 쓰는지 모르고 썼지만, 그때는 쓰면서 알게 됐다.그나마 다행인 일이다.

 

막히고 막혔었던 서버로 이미지 전송하는 기능을 어설프게나마 구현했다. 완전 꼼수를 이용했고, 성능도 매우 구리지만 어떻게든 구현했다. 다른 방법들도 찾아봤었지만 그게 이해가 안 됐다. 지금은 이해를 못했던 게 이해가 안 되지만.하지만 대회가 끝나고 나서 이미지 전송을 이해했다. 안드로이드 공부를 해서가 아니라, 다른 지식이 받쳐주니 그때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을 느꼈는가?

안드로이드를 한다고 해서 안드로이드만 아는 것은 위험하다.

시야가 좁아지는 것 같다. 다른 분야에서는 어떻게 구현하는지,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전공으로 다지는 기초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학교 공부는 쓸모 없는 것이 아니라, 보는 눈을 키워주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이게 제일 큰 깨달음인 것 같다.

 

그리고, 역시 이 분야는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그걸 확실하게 느낀 대회였다ㅋㅋ

예전에는 잘만 쓸 수 있었던 함수가 deprecated 된다는 것은 내가 다시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나를 안다고 해서, 미래의 내가 그것을 동일하게 적용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거다. 공부를 더 많이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조급함은 내 눈을 가린다. 데드라인이 짧은 대회일수록 불안하다. 그렇지만 생각대로 잘 되지는 않는다.

그게 참 힘든 일이었다. 사실 개발하는 것보다 외적인 부분이 엄청 힘들었다. 

아이디어 수정, 기획서 작성, 정책 제안서 작성 등 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산으로 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앞으로의 생각?

사실 조금 지친 것도 있다. 결과가 안 좋게 나오는 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도전하다 넘어지는 것은 괜찮지만, 도전이 내 앞 길을 막는 것만큼은 용납할 수 없다. 

처음에는 도전을 목표로 해서 달려왔다. 내가 아무것도 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만들어 본 뒤의 나는 많이 노력한 사람 같아서 즐거웠다. 

그런데 거기에서 배웠던 게 없었다. 그냥 상 한 번 타보려고 나간 거였다. 그걸 알고 나니 맥이 풀린다. 어쩌면 마음 속으로는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영혼 없는 껍데기 같은 프로그램에 질려서 그만 둘 생각이다. 

내 철학을 담고, 내 생각을 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담아서 멋진 결과물을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

누군가는 그게 보잘 것 없고 쓸데 없으며, 왜 하냐고 물어보겠지만 괜찮다. 

이것도 내가 선택한 길이다. 역시 잘못되는 건 어떻게 되든 상관 없다.

난 잘못으로부터 악착같이 배울 것이다. 실패에서 보란 듯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니까 괜찮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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