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공부는 막연하게 힘든 것이었다. 배우는 것은 좋았지만 수학은 싫었다. 수학은 항상 노력한 만큼이 아닌 결과를 돌려주어서 싫어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과목에 매달렸다. 입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였던 고등학교에서 가장 먼저 들어갔던 동아리는 공학동아리였다. 그 동아리는 대학교의 학부처럼 각각의 조가 나누어져있었다. 건축, 컴퓨터, 화학 같이 말이다. 막연히 화학공학과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나는 어영부영 화학 조에 들어갔다. 그런데 거기서 만난 선배들이 재미가 없었다. 화학 실험을 정하는 일도 어렵고 귀찮았으며, 내 능력을 한참 넘어서는 실험들만 가득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조 하나. 컴퓨터 조였다. 컴퓨터 조는 게임도 만들고, 무엇보다 조장 언니가 재..